자막 파일을 영상에 합치는 방법과 주의점
영상에 자막을 입히는 일은 단순해 보이지만 막상 해 보면 헷갈리는 지점이 많습니다. 자막을 화면에 영구히 박을지, 따로 떼어 둘지부터 시작해서, 한 영상에 한국어와 영어를 같이 넣을지, 글꼴을 어떻게 처리할지까지 고민거리가 줄을 잇습니다. 자막을 다루는 두 가지 방식을 구분해 두면, 어떤 상황에 무엇을 골라야 할지가 분명해집니다.
두 가지 결합 방식
자막을 영상에 합치는 방법은 크게 두 갈래로 나뉩니다. 첫 번째는 자막을 화면 위에 직접 그려 넣어 영상의 일부로 만드는 방식이고, 두 번째는 자막을 별도의 트랙으로 영상 파일 안에 묶어 두는 방식입니다. 앞의 것은 흔히 하드 서브, 뒤의 것은 소프트 서브라고 부릅니다. 결과는 비슷해 보여도 둘은 전혀 다른 작업입니다.
하드 서브의 성격
하드 서브는 자막이 영상의 픽셀 일부가 됩니다. 그래서 어디에 가서 어떤 플레이어로 재생하든 자막이 항상 같은 자리에 같은 모양으로 나옵니다. 자막을 끄거나 다른 언어로 바꾸는 일은 불가능합니다. 한 번 합쳐 두면 그 자막이 영원히 그 영상에 박혀 있다는 뜻입니다. 휴대폰이나 자막 기능이 약한 옛 텔레비전에서 자막을 확실히 띄우고 싶을 때 자주 쓰는 방식입니다.
소프트 서브의 성격
소프트 서브는 자막을 영상 위에 그리지 않고, 영상 파일 안의 별도 자리에 텍스트 데이터로 넣어 둡니다. 재생할 때 플레이어가 그 데이터를 읽어서 화면에 실시간으로 그립니다. 자막을 켜고 끌 수 있고, 여러 개를 넣어 두었다가 골라 쓸 수도 있습니다. 영상 자체는 자막 없이 그대로 보존되기 때문에 화질 손실도 없습니다.
자막 파일의 두 갈래
합쳐 넣을 자막 파일도 모양이 여러 가지입니다. 가장 흔한 것은 SRT라고 부르는 단순한 텍스트 자막입니다. 시작 시간과 끝 시간, 표시될 글이 줄지어 적혀 있는 형식이라 어디서나 잘 통합니다. 그보다 표현이 풍부한 ASS라는 형식도 있는데, 글꼴과 색, 위치까지 세밀하게 지정할 수 있어서 애니메이션 자막이나 노래방 자막에 자주 쓰입니다.
ASS 자막은 화려한 만큼 어떤 플레이어에서 그대로 보여지는지에 차이가 있습니다. 안에 쓰인 글꼴이 시청 환경에 없으면 다른 글꼴로 대체되어 의도와 다르게 보이는 일이 생깁니다. W3C의 WebVTT 표준 문서에서 자막 형식이 어떤 구조로 만들어지는지 살펴 두면, 두 자막 형식이 어떻게 다른지 비교해 두면 좋습니다.
소프트 서브로 묶는 절차
소프트 서브로 자막을 영상에 묶을 때 가장 흔히 쓰는 컨테이너는 MKV입니다. MKV는 여러 개의 자막 트랙과 여러 음성 트랙을 한 파일에 담을 수 있어, 한국어와 영어 자막을 같이 넣어 두고 시청 환경에 따라 골라 쓰는 식이 가능합니다. 작업도 간단해서, 자막 묶기 전용 도구를 쓰면 영상 파일을 그대로 재압축하지 않고 자막만 더해 둘 수 있습니다.
이렇게 합쳐도 영상의 화질은 그대로입니다. 새로 압축하지 않고 봉투 안에 자막 데이터만 추가하는 작업이라서, 시간도 짧고 손실도 없습니다. 영상 코덱과 포맷의 관계에서 살펴본 컨테이너 개념을 떠올리면 이 작업의 본질이 보입니다.
MP4 안의 자막은 제한이 있다
MP4 컨테이너도 자막을 받을 수는 있지만, 형식이 제한적입니다. 일반적인 SRT 자막을 그대로 넣기 어렵고, 별도의 형식으로 변환해 넣어야 합니다. 일부 플레이어에서는 그렇게 넣은 자막을 잘 인식해 주지만, 다른 플레이어에서는 자막이 보이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자막을 여러 개 넣어 두고 싶다면 MKV 쪽이 부담이 적습니다.
하드 서브로 박는 절차
하드 서브를 만들 때는 영상 전체를 다시 압축하는 과정이 따라옵니다. 자막을 한 프레임씩 그려 넣은 다음 그 결과를 새 영상으로 저장하기 때문입니다. 이 단계에서 화질이 깎이는 것을 피할 수 없으니, 비트레이트를 충분히 잡고 한 번에 끝내는 것이 중요합니다.
또 자막의 모양도 미리 정해 두어야 합니다. 한 번 박아 넣으면 글꼴이나 색을 바꿀 수 없으니, 시청자가 어떤 화면 크기에서 볼지를 떠올려 글자 크기와 윤곽선을 정합니다. 너무 작으면 휴대폰에서 안 보이고, 너무 크면 큰 화면에서 답답해집니다. 글자 둘레에 검은 테두리를 두면 어떤 배경 위에서도 잘 읽히게 됩니다.
시간 어긋남 다루기
자막을 합치다 보면 화면과 자막의 시간이 어긋나 있는 일이 자주 있습니다. 자막이 영상보다 몇 초 빠르거나 늦게 떠서, 그대로 합쳐 두면 시청 내내 어색합니다. 자막 파일은 시작 시간이 적혀 있는 텍스트라서, 전체적으로 일정 시간만큼 당기거나 미루는 일이 어렵지 않습니다. 자막 편집 도구나 텍스트 편집기에서 쉽게 처리할 수 있습니다.
다만 한 부분만 어긋나 있는 경우도 있습니다. 영상 가운데에 광고가 들어 있던 자료에서 가져온 자막이라면, 광고 부분만 보정해 넣어야 자막이 끝까지 맞습니다. 합치기 전에 짧게라도 군데군데를 재생해 보고, 자막과 화면의 어긋남이 없는지 확인하는 절차가 필요합니다.
인코딩 문제로 글자가 깨질 때
한글 자막을 합쳤는데 재생해 보니 네모나 물음표만 줄지어 떠 있는 일이 종종 있습니다. 대부분 자막 파일의 문자 인코딩이 한글을 제대로 표현하지 못하는 형식으로 저장되어 있을 때 생기는 문제입니다. 자막 파일을 UTF-8 형식으로 다시 저장하면 보통 해결됩니다.
윈도우 메모장에서도 자막 파일을 열어 다른 이름으로 저장하면서 인코딩 항목을 UTF-8로 바꿀 수 있고, 자막 편집 전용 도구를 쓰면 좀 더 안전하게 변환할 수 있습니다. 변환 도구를 통해 영상에 합치는 단계에서도 문자 인코딩 항목이 따로 있는 경우가 있으니, 그 항목을 한 번 확인해 두면 좋습니다. 컨버터 선택할 때 봐야 할 것들에 이런 자막 처리 능력을 어떻게 가늠하는지 함께 짚어 두었습니다.
합치기 전에 살피는 항목
실제 작업에 들어가기 전에 짧게 점검할 항목이 몇 가지 있습니다. 자막 파일의 인코딩이 UTF-8인지, 시간이 영상과 맞는지, 글꼴이 화면 크기에 적당한지, 그리고 어떤 컨테이너로 묶을지입니다. 이 네 가지를 미리 살펴 두면 결과물을 다시 만들 일이 줄어듭니다.
또 어떤 환경에서 볼 영상이냐를 떠올려 두는 것이 좋습니다. 한 대의 컴퓨터에서만 보는 영상이라면 소프트 서브가 가장 편하고, 여러 사람에게 보내거나 모르는 기기에서 볼 영상이라면 하드 서브 쪽이 안전합니다. VLC 플레이어처럼 자막 트랙을 잘 다루는 도구로 결과를 미리 재생해 보면, 합치기 전에 미처 보지 못한 문제를 잡아낼 수 있습니다.
자동 번역 자막의 한계

요즘은 영상을 받으면 자동 번역 도구로 자막을 만들 수 있는 환경이 늘었습니다. 빠르게 자막을 얻을 수 있다는 점이 매력적이지만, 자동으로 만들어진 자막은 사람이 들으면 어색한 표현이 자주 보입니다. 짧은 영상이라면 그대로 써도 무방하지만, 보관하거나 다른 사람에게 보낼 영상이라면 한 번 손으로 다듬는 절차가 필요합니다.
이때 자막의 시간 정보는 자동 번역이 만든 것을 그대로 쓰고, 문장의 표현만 다듬는 식으로 작업하면 효율적입니다. 영상의 분량이 길수록 자동 번역의 도움이 크고, 짧은 영상일수록 처음부터 손으로 만드는 것이 차라리 빠를 수도 있습니다.
여러 화면 크기에 맞추는 글자 크기
휴대폰에서 보던 영상을 그대로 큰 텔레비전에 띄워 보면 자막이 너무 작거나 너무 커서 어색해지는 일이 있습니다. 자막 크기는 영상의 해상도에 비례해 정해지기 때문에, 같은 자막이라도 보여 주는 화면의 크기와 거리에 따라 느낌이 달라집니다. 보관용 영상이라면 너무 큰 글자보다 약간 작은 듯한 크기가 두루 적당합니다.
또한 화면 아래쪽 가장자리 너무 가까이 자막을 두면, 일부 텔레비전이나 영상 앱에서 잘려 보이는 일이 있습니다. 자막 위치를 살짝 위로 올려 두면 거의 모든 환경에서 안정적으로 보입니다. 글자 둘레의 검은 테두리와 함께 작은 그림자를 더해 두면 어떤 배경 위에서도 잘 읽힙니다.
한 번 합쳐 두면 다시 손대지 않게
자막 작업은 한 번 마치면 다시 손대고 싶지 않은 일입니다. 그래서 처음 합칠 때 시간을 들여 점검하는 것이 결국 시간을 아끼는 길이 됩니다. 어떤 자막을 어떤 방식으로 합쳤는지 짧게 메모해 두면, 다음에 비슷한 영상을 다룰 때 같은 흐름을 빠르게 가져갈 수 있습니다. 자막은 영상의 부속이 아니라 그 영상을 누가 이해하느냐를 결정하는 자리에 있으니, 작업의 무게도 그만큼 두고 다루는 편이 좋습니다.